타이난(台南)은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우리나라의 경주와도 비슷한 곳이다. 오래전 네덜란드의 식민 통치를 40년 정도 받았으며 청나라 초기에는 정씨왕국(鄭氏王國)의 수도였다. 역사가 오랜만큼 타이난은 먹을거리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대만 사람들이 즐겨먹는 여러 샤오츠(小吃: 간식거리,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간식보다는 양이 조금 많은 정도)가 타이난에서 유래했다고 할 정도다. 2010년 대만 여행 때 원래 갈 계획이었는데 가지 못하고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갈 수 있게 되었다. 대만 친구와 타이난의 음식 소개 책들을 보면서 어디 갈까를 정했고 5월 20일부터 21일까지의 타이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유명한 곳이 워낙 많이 추리고 추렸는데도 이틀 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정말 많은 곳을 다니며 먹었다. 타이베이로 돌아갈 때 쯤 되어서는 배가 너무 불러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 였다. 타이난에서 가 본 유명 맛집은 다음과 같다.
뚜샤오유에(度小月): 타이난에 왔으면 꼭 가봐야 하는 딴자이미엔(擔仔麵) 전문점
짜이파하오(再發號): 로우쫑(肉粽: 찹쌀밥) 전문점
이레이터푸딩(依蕾特布丁奶酪): 유명한 푸딩 전문점
죠우스 샤주엔(周氏蝦捲): 새우말이 튀김 전문점
츠칸관차이반(赤崁棺材板): 타이난에서 꼭 먹어봐야하는 관차이반 전문점
유엔환 뉴우로우탕(圓環牛肉湯): 우리 입맛에도 딱 맞는 소고기탕 전문점
아탕시엔쬬우(阿堂鹹粥): 삼치의 한 종류인 투워위(土魠魚)와 젖빛고기라고 불리는 스무위(虱目魚)로 만든 어죽 전문점
리엔더탕삥푸(連得堂餅舖): 전병(煎餅) 전문점. 어떤 전병이든 일인당 두봉지만 살 수 있는 곳.
아이청샤런판(矮仔成蝦仁飯): 아주 간단한 새우덮밥 전문점
리리쉐이궈띠엔(利利水果店): 책에도 자주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과일 전문점. 과일 뿐 아니라 과일로 만든 디저트 종류를 판다.
20일 오후에 도착해서 21일 점심 때 쯤 떠났으니 사실 세 끼를 먹어야 하는 시간에 일곱끼 정도를 먹은 셈.. 배탈이 안 난 것만 해도 정말 다행!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11일의 다소 긴(작년 13일 보다는 짧았지만) 일정이었지만 탈없이 즐겁게 여행 전 목표로 삼았던 ‘가능한 한 이것저것 많은 것을 먹어보기’를 나름 달성하고 돌아왔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이번 여행이 제목처럼 미식여행이었던 이유다. 11일 동안 첫 6일 동안은 타이페이(台北)와 그 주변을 다녔고 7일째 되는 날 타이중(台中)과 8일째 되는 날 타이난(台南)을 다녀왔다. 그리고 나머지 2일은 휴식.
첫째 날, 저녁 늦게 도착하기도 했지만 비가 오고 있어서 원래 계획 했던 친구 집이 있는 반차오의 야시장인 난야 야시장을 가지 못했다. 아쉬웠지만 친구 집 근처에서 이것저것 사서 늦은 저녁을 먹은 것으로 만족.
첫째 날 저녁 식사. 타이완 맥주(台灣啤酒)와 함께!
둘째 날, 원래 계획 대로라면 션컹과 핑시를 가야했지만 비가 와서 타이베이 시내 구경. 점심은 스정푸역 부근의 신콩미츠코시 백화점(新光三越 信義新天地)에 있는 상해 요리 전문점인 후유엔샹하이탕빠오관(滬園上海湯包館)에서 먹고 시먼띵(西門町)의 어마어마하게 큰 노래방(사실 노래방이라고 하기엔 참 거대한 곳)인 치엔꿰이(錢櫃)에서 세시간 그 동안 못 부른 중국어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밤엔 러화 야시장(樂華夜市)에서 저녁을 먹었다.
러화 야시장에서 먹은 지요우판(雞油飯).
셋째 날, 역시 비가 계속 왔지만 심각하진 않아서 둘째 날에 가시 못한 선컹(深坑)과 핑시(平溪)를 친구의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 옴. 원래 계획이었던 푸롱해수욕장(福隆海水浴場)과 지롱(基隆)의 먀오코우 야시장(廟口夜市)은 포기. 션컹은 옛날 건물들과 이 곳에 명물인 처우더우푸 및 여러 노점이 모여 있는 션컹라오지에가 유명하며 핑시는 징통(菁桐)에서부터 이어진 철로와 하늘로 제등을 날리는 천등제(天燈節)가 유명하다. 축제기간뿐 아니라 아무 때나 날씨가 아주 나쁘지 않은 이상 날릴 수 있다.
핑시에서 친구와 날린 천등. 소원이 이루워지길!
넷째 날, 역시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 먹고 싶던 모스버거를 먹고 이 날 숙소가 있던 스따(師大)로 이동하였다. 비가 많이 왔지만 밤에는 스따 야시장(師大夜市)에서 먹고 먹고 또 먹고!
스따 야시장에서 유명하다는 루웨이(滷味)를 파는 가게. 비가 오는 날인데도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섯째 날, 스따에는 괜찮은 카페가 많은데 브런치로 유명한 ‘The Diner’에서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 그리고 체크아웃 후에는 타이페이의 동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우펀푸(五分埔)를 돌아다녔다.
The Diner에서 밖을 바라보며
여섯째 날, 저녁에 라오허(饒河夜市) 야시장에서 유명한 후쟈오삥(胡椒餅)을 비롯한 많은 것을 먹음. 날씨가 좋아서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이 날에서야 대만의 야시장의 진면모를 보게 된 것 같다.
라오허 야시장 입구
일곱째 날, 타이중으로! 원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하필이면 계획한 시간에는 타이페이에는 버스가 서지 않는다고 하여 할 수 없이 약간은 더 비싼 고속철도로 이동. 타이중에 도착하고서는 한산해서 좋았던 마라완 워터파크(馬拉灣水上樂園)에서 물놀이를 하고 저녁에 타이중에서 가장 유명한 그리고 정말 거대한 펑지아 야시장(逢甲夜市)을 둘러보았다.
타이중의 펑지아 야시장
여덟째 날, 아침으로 대만식 햄버거를 먹고 타이난으로 출발. 본격적인 미식 여행이 시작. 점심, 저녁 구분없이 따동 야시장에 가기 전까지 타이난에서 소문난 맛집 여섯 곳을 다녔다.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다녀 가능했지 오토바이 없이 걷거나 공공 교통을 이용했으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
이 오토바이 덕분에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아홉째 날, 역시 타이난 미식 여행 계속. 네 곳인가를 더 돌아다닌 후에야 타이페이로 돌아오는 고속철도를 탐. 내 배가 과연 내 배가 맞는건지. 어쩌면 그 많은 음식이 들어갈 수 있는 건지 미스테리였다. 밤에는 오랜만에 양식.
열째 날, 아점으로 루로우판을 먹고 한국으로 가지고 갈 선물을 사러 돌아다님. 친구 오토바이를 타고 까오량주(高粱酒), 펑리쑤(鳳梨酥)를 샀다.
한 백화점 지하의 오토바이 주차장.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
열한번째 날, 귀국.
저번 여행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정말 대만이 왜 샤오츠(小吃: 간식거리, 스낵)의 천국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왜 CNNGo에서 타이페이를 일곱가지 원죄 중 과식을 대표하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서울은 인터넷이 너무 발달했다는 이유로 게으름을 대표하는 도시).
또 오래동안 업데이트를 못하다가 괜히 텍스트큐브 판올림을 한답시고 건드렸다가 날릴뻔 하고 안되서 다시 처음부터 재설치.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안될때는 재설치가 가장 좋은 방법같기도 하다. 이번에는 판올림하고 나서 해도해도 안되는 부분이 있어 친구에게 도움도 받고. 도움을 받다보니 지금 쓰고 있는 스킨을 참 오래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판올림도 한 김에 디자인 리뉴얼을 해버릴까. 하지만 오랜 시간을 매달려야할 것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판올림을 하기 바로 전 대만 친구가 5일 동안 여행을 왔었다. 이번에도 두손 가득(이란 표현은 정말 과장된 표현이지만) 선물을 사가지고 왔다. 바로 전 포스팅에서는 르추(日出)의 펑리쑤(鳳梨酥)를 선물 받아 펑리쑤에 대해 쓰면서 지아더(佳德)의 펑리쑤도 유명하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바로 대만 친구가 지아더의 펑리쑤를 가지고 왔다. 1975년부터 40년 가까운 전통을 잇고 있는 지아더는 각종 대회에서 1위를 하면서 유명해졌다. 지금은 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르추와 함께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펑리쑤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였다.
르추의 펑리쑤 포장에 비하면 일반적인 포장. 하지만 촌스럽지 않은 나름 괜찮은 모양. 르추의 포장이 너무 특별했다.
지아더의 펑리쑤에는 오리지널 펑리쑤(原味鳳梨酥), 크랜베리 펑리쑤(蔓越莓鳳梨酥), 달걀노른자가 들어간 펑리쑤(鳳黃酥), 이렇게 세가지가 있다.
지아더의 펑리쑤에는 르추의 것과는 달리 동와(冬瓜)가 들어가 있어 약간의 씹는 맛이 있고 조금 더 단 듯하다.
위쑤(魚酥). 딴쉐이(淡水)에서 유명한 과자로 새우깡과 비슷하다. 1963년 어획량이 다른때보다 유난히 많았는데 냉장저장 시설이 부족해 남는 것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맛은 새우깡보다 훨씬 깊은 맛이 난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 강한 맛. 술안주로 최고일 것 같은 맛!
위쑤를 제조하는 곳이 많은데 모두 모양도 조금씩 틀리다. 겉이 매끄러운 것, 마치 치토스와 같이 생긴 것, 겉에 마치 갈린 생선살이 보이는 것과도 같은 것 등등.
가장 맛있었던 등펑(登峯)의 위쑤. 오리지널 맛과 매운 맛이 있다는데 친구가 사온 것은 셋 모두 매운 맛. 매운 맛이라지만 매운 맛은 전혀 안나는 말만 매운 맛.
마지막으로는 아버지께 드리는 고량주. 진먼까오량죠우(金門高粱酒).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대표 고량주 브랜드. 아직 마셔 개봉하지는 않아서 맛은 다음에 평하기로 하고 일단 진먼 고량주는 대표적인 것이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58도 그리고 그외에도 38도, 30도 짜리 고량주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것을 받았는데 다음에 대만 갈 때에는 무엇을 준비해서 선물을 해야할지 고민이다. 소주? 막걸리? 한과? 김?
대만 친구들이 며칠 전 놀러왔다 갔는데 선물을 사왔다. 대만 친구들이 그렇듯 이번에도 펑리쑤(鳳梨酥). 하지만 이번엔 다른 친구들이 사오던 지아더(佳德)의 펑리수가 아닌 르추(日出)의 펑리수였다. 지아더의 것은 몇번 먹어봤어서 먹기 전에 기대가 참 컸다. 몇몇 친구들은 지아더의 펑리수가, 몇몇 친구들은 이 곳 르추의 펑리수가 제일 맛있다고 하니 두 곳이 정말 유명한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펑리수(鳳梨酥)는 말 그대로 펑리(鳳梨), 즉 파인애플이 들어간 수(酥), 즉 파이를 말한다. 1970년대 타이완은 파인애플 수출 대국이었는데 전세계 제 2위의 수출량을 기록할 정도였다. 그리고 파인애플 캔 통조림의 수출량도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자연스레 파인애플로 만든 여러가지 종류의 식료품이 많았는데 그 중 잼과 과자가 대표적이었다. 사실 파인애플을 이용해 만든 케익은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크기도 크고 너무 시어서 먹기에 불편했었는데 크기를 작게 만들고 파인애플의 신맛을 중화시킬수 있는 살짝 단맛이 있는 동와(冬瓜)와 섞어 넣으면서 점점 인기를 더해갔다.
다른 곳들의 펑리수는 약간은 촌스러운 포장으로 되어 있는데 르추는 종이 봉투부터 화려함을 자랑한다.
박스 포장도 소포상자처럼 디자인을 했고 엽서가 같이 들어있다. 박스는 80% 재활용지라고 한다. 나름 신경을 많이 쓴 디자인.
끈으로 이쁘게 묶어놓았다.
옆면에 적힌 주재료 표시와 영양성분 표시. 파인애플, 밀가루, 버터, 설탕, 분유, 치즈가루, 맥아, 글루코즈, 달걀이 주재료고 14일이 유통기한이다. 르추의 펑리수에는 동와가 들어가 있지 않으며 예전에 라드가 쓰인 것과는 달리 요즘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버터로 대체 되었다.
파인애플 모양이 프린트 되어 있는 개별 포장. 앞면.
뒷면에는 대만어(台語)의 속담이 적혀 있다. '鳳梨頭, 西瓜尾' 즉 파인애플의 머리부분과 수박의 끝 부분이 가장 맛이 있다는 뜻으로 파인애플의 머리부분은 뿌리 즉 파인애플의 몸통을 말한다.
보통의 펑리수는 조그맣고 네모난 모양인데 이 곳은 동그란 모양이다.
겉의 파이면은 부드럽고 좀 저렴한 펑리수와는 달리 가루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잼은 동와가 들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비교를 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파인애플만 들어가서 신맛만 강하지는 않았으며 아주 달지도 않아 먹는데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파이라 그런지 먹으면 요즘 유행하는 맛이 아닌 예전에 어디선가 먹어본 버터 맛이 많이나는 파이 생각이 났다. 혹시 대만에 갈 기회가 있다면 펑리수는 꼭 사서 먹어보고 또 쓸데없는 기념품 보다는 펑리수를 사가는 것이 참 좋을 듯하다. 그러나저러나 대만 사람들에게는 이 펑리수가 최고의 선물 용품이라는데 우리나라에는 뭐가 있지?
2010년 수많은 곡들을 들었는데 그 중 나의 아이팟과 아이폰에서 가장 플레이가 많이 된 곡들로 이루어진 2010년 플레이리스트. 각 앨범커버를 누르면 유튜브 뮤직비디오로 이동!
1. Kylie Minogue - Get Outta My Way from 'Aphrodite' (2010)
2. Moumoon – moonlight from 'moonlight/Skyhigh/Yay' (2010)
3. 김현지 (SoulQuin) – Everything from 'Everything' (2010)
4. 石康軍 - 火光 from '火光' (2005)
5. Cherry Ghost - Kissing Strangers from 'Beneath This Burning Shoreline' (2010)
6. IU - 첫 이별 그날 밤 from 'Real' (2010)
7. 房祖名 - 一路好走 from '亂' (2010)
8. Two Door Cinema Club - Something Good Can Work from 'Tourist History' (2010)
9. 이능룡 - 끝없는 이야기 (With 임주연) from 'Life' (2010)
10. Doves - Andalucia from 'The Places Between: The Best of Doves' (2010)
11. 陳柏宇 - 別怕失去 from 'Put On' (2010)
12. Brown Eyed Soul – 똑같다면 from 'Brown Eyed Soul' (2010)
13. Dear Cloud - 그때와 같은 공간, 같은 노래가 from 'Take The Air' (2010)
14. Carpark North - Leave My Place from 'Lost' (2010)
15. 雷光夏 - 第36個故事 (Taipei Exchanges) from '她的改變 (第36個故事電影原聲音樂大碟)' (2010)
16. Goldfrapp – Head First from 'Head First' (2010)
17. オトナモ一ド - グライダ- from 'Portfolio' (2010)
18. Greg Laswell – Off I Go from 'Take A Bow' (2010)
19. Tim – 남자답지 못한 말 from 'New Beginning' (2010)
20. Corinne Bailey Rae - I'd Do It All Again from 'The Sea' (2010)
21. 陸瑤 - 越過換日線 from '路遙' (2010)
22. Vodka Rain – 기억의 꽃 from 'Faint' (2010)
23. 藍又時 - 倫敦的愛情 from '倫敦的愛情' (2010)
24. Mika – I See You from 'The Boy Who Knew Too Much' (2009)
25. 秦基博 - アイ from 'Documentary' (2010)
26. Sia – You’ve Changed from 'We Are Born' (2010)
27. 田馥甄 - 寂寞寂寞就好 from To 'Hebe' (2010)
28. Union Sound Set - Cause & Resolve from 'Start/Stop' (2010)
29. Fin – My Dear from 'My Dear' (2010)
30. Manic Street Preachers - (It's Not War) Just the End of Love from 'Postcards from a Young Man' (2010)
맞벌이 부부가 많은 대만은 식사를 밖에서 많이 한다고 한다. 저녁 뿐 아니라 아침도 거르거나 아니면 출근하는 길에 사먹는다. 그래서 타이베이의 곳곳에 보면 간단한 먹을거리나 샌드위치, 햄버거를 파는 가게들이 많다. 내가 머물던 숙소 주변에도 전철역까지 가는 길에 열 곳도 넘는 가게들이 여러가지 먹을거리를 팔았다.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나에게 아주 반가운 일이기도 했다.
숙소 1층에 여러 곳 중에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거의가 테이크아웃을 해서 그런지 4명이 앉을 자리밖에 없었다. 두번째 사진은 세트 메뉴 메뉴판. 닭튀김 두조각, 소세지 두개, 달걀 하나, 토스트 하나, 음료랑 해서 50원, 우리돈으로 1900원 정도 하니 정말 싼 가격이다. 물론 세트 말고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열심히 우리가 먹을 것을 준비하고 있는 주인 아저씨. 뒤로는 단품 메뉴 간판. 여러 종류의 햄버거, 샌드위치, 단삥(蛋餅) 등과 음료가 있다.
내가 마신 일종의 두유인 또우장(豆漿), 또우장 외에도 커피, 밀크티도 판매하며 또우장과 미장(米漿: 쌀이나 현미를 압축해 얻은 쌀음료)도 판매한다. 원하면 두 종류의 음료를 섞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또우장과 미장, 홍차의 또우장, 이런 식으로 섞어 음료를 만들어 준다.
일종의 대만식 비빔면인 량미엔(涼麵). 말 그대로 차가운 면으로 참깨 소스(芝麻醬), 간장, 식초, 마늘즙, 오이채 등을 버무려 먹는다. 개인적으로 시큼한 맛을 좋아하지 않아 식초는 뺐으면 하는 생각이었지만 식초가 있는 것도 참깨 소스와 맛이 잘 어울렸다. 면은 꼬들꼬들한 편.
뤄보까오(蘿蔔糕)와 단삥(蛋餅). 뤄보까오는 홍콩 것과는 달리 순한 맛이다. 단삥은 밀가루 반죽에 달걀을 말아낸 것으로 단백하다. 달달한 소스에 찍어 먹으니 제법 괜찮은 맛.
마지막으로 배가 부른데도 먹은 샌드위치. 얇은 패티와 햄, 달걀, 토마토, 양상추등이 제대로 들어간 샌드위치. 들어보니 많은 대만 사람들이 샌드위치나 햄버거를 아침 식사로 출근하는 길에 사서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한빠오빠오(漢堡包)ㄹ라고 쓰여진 간판을 자주 볼 수 있다.
여행을 가면 가끔 아침을 먹는 것이 문젠데 이렇게 쉽고 편하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참 좋았다. 거기다가 가격도 저렴하니 마음껏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장점.
이번 대만 여행의 목적은 다양한 대만의 먹거리를 먹자는 것이었다. 여행 중간 중간에 계속 배탈이 나서 계획에 약간의 차질은 생겼지만 그래도 나름 많은 것을 먹고 왔다. 그 중에서도 대만에 가면 가장 먹어 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루로우판(魯肉飯). 홍콩이나 상해에 있던 대만 레스토랑에서 먹어봤던 이 맛있는 것을 대만에서 먹게 된다는 기대감. 친구들에게 루로우판을 꼭 먹어 봐야겠다고 하니 한 친구가 타이베이에서 가장 맛있는 곳을 찾아 놨다며 가자고 했다.
루로우판은 루로우판(滷肉飯)이라고도 쓰이는데 루(魯), 즉 간장과 여러가지 향로로 오래 졸여 낸 소스에 고기를 넣어 조리해 내는 것으로 향료 맛은 심하게 내지 않고 약간 달달하면서도 짭짤하여 한국인의 입맛에도 쉽게 맞을 듯 하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루로우판을 하는 집이 생기긴 했다는데 사진을 보니 고기에 숙주나물을 넣은 생소한 모습이어서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하여튼 이 대만의 루로우판은 사실 대만의 경제가 그리 좋지 않던 40~50년대에 먹던 쭈요우반판(豬油拌飯)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쭈요우반판은 말 그대로 돼지비계를 가열해서 얻어낸 돼지기름을 간장과 함께 밥에 비벼 먹는 것으로 아마 우리나라에서 버터에 밥을 비벼 먹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지나면서 쭈요우반판에 요리하다가 남은 고기들을 집어 넣어 먹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점점 현재의 루로우판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한, 최근에 인기가 있는 루로우판 전문점이 두 곳이라고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 곳 '메이만메이쓰(梅滿美食)'이다. 친구 오토바이를 타고 갔는데 골목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니 허름한 식당 하나가 나왔는데 바로 이 곳이 루로우판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라 했다.
주택가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전철역에서는 좀 거리가 되는 듯 보였다. 약간 일찍 도착했더니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자리에도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점심 시간에는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주방이 외부에 있었다. 테이크 아웃도 편하게 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사진을 더 많이 찍었어야 했는데 본고장의 루로우판을 맛보게 된다는 기대감이 너무 커서였는지 사진을 제대로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부 모습. 테이블이 2~3개, 그리고 벽에 붙은 테이블이 있는 아주 작은 곳이었다.
루로우판(魯肉飯), 파이구탕(排骨湯), 루단(魯蛋), 그리고 루쑨쓰(魯筍絲)를 주문했다.
루로우판(魯肉飯), 고기와 함께 쏸차이(酸菜)가 올려진 덮밥 형태다. 쏸차이는 일종이 김치로 배추나 겨자입, 갓에 소금물을 더해 그 위해 돌을 올려 놓아 서서히 발효시켜 만든다. 고기 요리를 할때, 특히 돼지고기를 요리할 때 같이 볶아 내는 용도로 자주 쓰인다. 위쪽의 달걀은 루단(魯蛋)으로 루(魯) 소스에 달걀을 집어넣고 끌혀낸 요리다. 별미 중에 별미.
루쑨쓰(魯筍絲), 죽슨을 루(魯) 소스와 함께 요리 한 것인데 약간 텁텁하고 구린 맛이 있어 압멋애 맞진 않았다.
파이구탕(排骨湯), 무와 함께 갈비를 넣고 끌여낸 탕으로 무국과 거의 비슷했다.
나의 갈증을 싹 날려준 코카콜라 바닐라 맛. 예전에 마셨을 때는 어떻게 이런 것을 다 마시나 했는데 다시 마셔보니 나쁘지 않았다. 한국에선 맛 볼 수 없는거라 특별히 주문!
오토바이를 타고 가서 어떻게 가는지 제대로 모르겠으나 지도로 보아 민추엔시루(民權西路) 전철역이 한 15분 거리에 위치한 듯. 오전 6시 부터 오후 2시까지만 영업을 하니 혹시 가야한다면 스케줄을 오후에 짜놓고 이 곳에서 브런치 식으로 아침겸 점심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이날 나와 친구도 이 곳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양밍샨(陽明山)과 딴쉐이(淡水)에 다녀왔다.
루로우판은 워낙 대중적이고 값도 저렴한 편이라 사실 어디에 가서라도 맛 볼 수 있지만 혹시 정말 괜찮은 그야말로 '원조'의 맛을 원한다면 이 곳에 가보길 바란다.
여행 전, 타이베이에 가면 꼭 딘타이펑(鼎泰豐) 본점을 가야겠다고 계획을 잡았다. 그런데 대만 친구들에게 대만에 가면 꼭 딘타이펑에 가야겠다고 말을 하면 원래 예상했던 반응은, "그래 거기 정말 맛있어", "타이베이에 오면 꼭 가봐야하는 곳이지" 등이었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그 곳은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식이었다. 딘타이펑이 유명하긴 하지만 딘타이펑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현지인들은 그만큼 가지 않게 되었고 가격이 워낙 비싸 부담도 되는 이유에서였다. 그래도 가봐야겠다고 우겨서 저우펀(九份)을 가기로 한 날 점심을 딘타이펑에서 먹기로 했다. 한 11시 30분 쯤에 딘타이펑이 있는 용캉지에(永康街)에 도착을 했는데 딘타이펑 앞에서 엄청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 대부분이 일본 관광객이거나 한국 관광객도 몇몇 섞여 있었다. 한 한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고도 하고 이 후의 스케줄도 있어 그럼 근처의 또다른 상하이식 레스토랑인 까오지(高記)에 가기로 했다.
딘타이펑의 인파를 뒤로하고 오른쪽으로 나있는 길로 들어가면 바로 그 다음 건물에 간판이 보인다.
까오지는 1950년에 문을 연 상하이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그래서 또다른 상하이 요리 레스토랑인 딘타이펑이랑 항상 비교가 되곤 하는데 외국인들에겐 딘타이펑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까오지는 용캉지에에 생긴 첫번째 상하이식 레스토랑으로 딘타이펑보다 8년 앞서서 개업하였다. 창업자는 까오쓰메이(高四妹)는 1949년 내전을 피해 대만으로 이주해 온 후 용캉지에의 지금 레스토랑이 있는 곳에서 까오지 스낵 전문점으로 처음 장사를 시작하였다. 점점 인기가 많아져 같은 자리에 가게를 차렸는데 당시에는 셩지엔빠오즈(生煎包子)등의 몇가지의 메뉴만 있었다, 현재는 2대째 장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푸싱난루(復興南路)에 분점이 있다. 오랜 역사와, 외국에도 분점이 있는 딘타이펑에 비하면 확장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하다.
딘타이펑에 비하면 사람이 정말 없어 이래도 장사가 되나 할 정도였는데 좀 지나고 나니 손님들로 만석이 되었다.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디저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테이블 세팅과 메뉴. 상하이 요리와 함께 광동식 딤섬 메뉴도 있었다.
4명이 가서 5가지 요리를 주문하였다.
샤오롱바오(小籠包) 등에 곁들여 먹을 생강.
이 레스토랑의 간판 요리인 상하이셩지엔빠오(上海生煎包). 효모를 넣어 숙성된 반죽에 돼지고기와 젤라틴을 넣고 팬에다가 구워내는데 구워내는 중간중간에 물을 계속 뿌려준다. 이렇게 구워진 셩지엔빠오는 밑은 바삭바삭하고 윗부분은 말랑말랑해진다. 안에 소로 넣었던 젤라틴은 구워지면서 녹아 셩지엔빠오 안에 남아있는데 먹을 때 조심해야지 잘못하면 뜨게운 국물에 델수 있다.
까오주차이판(高祖菜飯). 배추의 일종인 칭지앙차이(青江菜), 중국 소세지와 버섯을 넣고 기름에 볶아낸 밥. 느끼할 수도 있다 싶을 정도로 많이 기름지다.
유엔롱샤오롱빠오(元籠小籠包). 다른 곳의 샤오롱바오는 몇개 먹으면 느끼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이 곳 샤오롱빠오는 느끼한 기분은 들지 않았고 국물도 간이 적당했다. 딘타이펑 본점에 비하면 어떨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당연하겠지만) 한국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는 훨씬 나았다.
라웨이뤄보까오(臘味蘿蔔糕). 무를 으깬후에 밀가루로 반죽을 하여 구워내는 요리로 홍콩에서 먹은 것보다 왠지 거부감이 드는 느낌이 덜했고 말레이시아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한 순한 맛이 난다.
지핀료우샤빠오(極品流沙包). 커스타드가 들어간 찐빵. 안의 커스타드가 뜨거워야 제맛인데 먹다보니 식어서인지 별로였다.
네명이서 다섯가지를 먹었는데 사실 더 먹을 수도 있긴 했다. 하지만 저우펀에 가서 이것저것 또 먹어야해서 참기로 했다. 가격은 총 대만 돈으로 800원이 나왔는데 한국돈으로 3만원 정도니 얼마나 싼지 알 수 있다. 한국 같았으면 한 5만원 정도 나왓으려나? 게다가 맛까지 괜찮았으니 대만족. 혹시 대만가는 사람들 중 딘타이펑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대안으로 아니면 딘타이펑에 가지 않고 이 곳에 가도 대만족 할 것이다.
주변에 지하철역이 없어(가까운 구팅역(古亭)이나 중정기념당역(中正紀念堂)이 15분에서 20분 거리) 불편한데 왠만하면 택시를 이용할 것을 추천.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반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8시반부터 오후 10시반까지이다. T. 02) 23419984/23419971
7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대만에 다녀왔다. 아... 대만, 항상 가보고 싶었지만 가볼 기회가 나지 않던 곳. 드디어 그 대만에 13일 동안 다녀오게 된 것이다. 대만에 대한 이야기는 홍콩 친구들에게 워낙 많이 들은데다가 대만 친구들 또한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기대가 많이 되었다. 모두들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오직 대만의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먹거리의 천국이라 불리는 대만, 과연 무엇을 얼마나 많이 먹게 될지도 기대가 많이 되었다. 대만에 가기전 까지는 홍콩과 상해에서 먹어본 대만요리가 전부였는데 중국 다른 곳의 요리보다 깔끔하고 간단해서 이미지가 참 좋았다.
언젠가 블로그에 중국의 각 지방 요리의 특징에 대해서 쓴 적이 있었는데 대만요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대만 요리는 푸지엔식(福建菜), 커지아식(客家菜)과 대만의 원주민 요리, 기타 중국의 지방요리 그리고 일본의 지배를 받아서 일본 요리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종교적인 영향으로 소고기 보다는 돼지고기를 많이 쓰며 지형적인 영향으로 새우나 게, 오징어, 참치와 같은 해산물 또한 재료로 자주 쓰인다. 지형적인 그리고 민족적인 영향으로 각 지방마다 개성있는 요리 문화가 발달하였는데 화려하고 값비싼 그런 요리들 보다 서민적이고 간단한 스낵 요리(小吃)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도착한 날 마중나온 친구와 숙소 근처의 우리나라의 분식점 같은 곳에 들어가 먹은 뉴로우미엔(牛肉麵). 대만에 도착하여 처음 먹은 것이라 그런지 참 맛있었다.
조그만 야시장을 돌아다니다가 판치에뉴로우미엔(番茄牛肉麺), 즉 토마토 우육면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토마토 우육면과 먹은 루로우판(魯肉飯). 다른 글에서 다시 소개하겠지만 루로우판은 돼지고기 간 것을 간장에 졸여 낸 것이다. 버섯을 같이 넣기도 하며 간장과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간 국물(스톡)에 졸인 루단(滷蛋)과 함께 먹기도 한다.
양명산(陽明山) 구경을 마치고 단수이(淡水)에서 먹은 파이구판(排骨飯). 정말 유명한 집이었는데 한 2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돼지 갈비를 간장과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간 국물(스톡)에 졸여 밥에 얹어 낸 요리다.
단수이의 특산품 중 하나인 티에단(鉄蛋). 여러 향신료가 들어간 소스에 졸이고 바다바람에 건조해서 만들어 내는 것인데 원래 달걀의 말랑말랑한 흰자가 단단해 진다.
관차이반(棺材板)이라고 불리는 요리인데 우리말로 관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종의 브레드볼 스프()Bread Bowl Soup)인데 빵이 그냥 토스트를 달걀물에 담근후 바삭하게 구워 놓은 것이고 크림 소스가 안에 들어가 있는데 잘라낸 조각으로 크림소스 부분을 덮은 모습이 관과 비슷하다고 하여 이름이 관차이반(棺材板)이라고 지어졌다고 한다.
건두부와 이것저것 섞인 덮밥과 닭다리로 이루어진 지퉤이판(雞腿飯). 약간 짧짜름한 맛이 KFC 오리지널과 비슷하다.
아리산(阿里山)에 가기 전, 지아이(嘉義)에서 먹은 훠지로우판(火雞肉飯). 칠면조 고기를 찢어 밥에 얹은 덮밥. 지아이(嘉義)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다.
아리산(阿里山)에서 내려오는 길에 들른 펀치후(奮起湖)에서 먹은 비엔당(便當). 이 곳에 베인당이 왜 유명한가 했더니 아리산으로 사람들이 갈 때 항상 비엔당을 가지고 가는데 1950년대에 지아이의 비엔당이 너무나 맛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아리산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이 곳 펀치후에 비엔당 가게를 열었는데 맛이 있어 모두들 이 곳에 와서 비엔당을 사가지고 가면서 이 곳이 비엔당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돼지고기와 닭다리, 루단(滷蛋), 각종 채소가 수북하게 덮혀있다.
이상은 이번 대만 여행에서 먹었던 것들 중 몇가지인데 다음 포스팅 부터는 과연 어떤 것들을 먹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아 그 때 먹었던 것을 생각하니 배가 또 고파진다.
두달만에 업데이트를 하게 된다니. 아직도 말레이시아에서 먹은 요리를 쓰고 있다니 나도 정말 게으르긴 한 것 같다. 그 동안 대만에도 13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고 대만 먹거리에 대해서도 써야하는데 말이다. 일단 말레이시아에서 먹은 것부터. 말레이시아에 4일 정도 가 있었는데 3일은 쿠알라룸프르에 있었고 나머지 하루는 말라카(Malacca)라는 곳에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말레이시아에 가기 전부터 말라카가 역사적인 도시라고 여러번 티브이에서 보고 들은 적이 있어 참 기대가 컸던 곳이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의 지배를 차례로 받았고 그 후에는 중국인들이 들어와 여러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를 꽃피운 곳. 음식 문화 또한 여러 문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요리 스타일이 꽃을 피우게 되었는데 중식과 말레이식 그리고 여러 서양식의 영향을 받은 페라나칸(Peranakan cuisine) 혹은 노냐 요리(Nonya Cuisine)라고 불리는 요리가 발전했다.
처음 말라카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어야 했는데 정말 말라카 다운 요리를 먹고 싶다니깐 친구가 청와 커피숍(Chung Wah Kopitiam/中華茶室)로 나를 데리고 갔다. 이 곳은 말라카식 하이난 치킨 라이스가 유명한 곳이었는데 사람들이 먹는 것을 보니 전에 먹었던 하이난 치킨 라이스와는 다른 모양이었다.
간판에 건물 위에 있는데다가 좀 작아서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쉽다. 두번째 사진이 입구. 간판이 없어 썰렁하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서면 사람들이 북적북적 많다.
황금색으로 하이난 치킨 라이스라고 적힌 간판. 사진에는 잘려 있지만 오른쪽에 이 곳의 이름인 中華茶室라고 쓰인 간판이 있다.
온가족이 나와 외식을 하는 모양인데 가운데 있는 아줌마의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마치 70~80년대의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
닭을 준비하는 아저씨. 능숙하게 닭뼈를 발라낸다.
일단 안에 들어서면 주문을 하는데 다른 메뉴가 없으니 몇인분인지만 알리면 된다. 1인분에 라이스볼은 5개. 골프공 보다 약간 큰 크기인데 라이스 볼 5개와 닭을 먹고 나면 배가 상당히 부르다.
달에 상당히 기름이 많은 편인데 느끼하면 테이블에 놓인 칠리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닭. 정말 부드러워 씹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있으니 조심해서 씹어 먹어야 한다.
반으로 쪼개 보니 밥알들이 뭉쳐 있는 것이 보였는데 우리가 보통 먹는 쌀이 아닌 자스민 라이스로 만든 것이라 찰지진 않다. 옛날 노동자들이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하기 위해 밥을 뭉쳐서 주먹밥으로 만들었다는 설도 있고 또 밥의 따뜻함을 유지시키기 위해 밥을 뭉치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오른쪽 음료는 Barley Drink(薏米水)로 보리로 만든 음료인데 약간은 달달한 것이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쌀음료와 맛이 비슷하다.
2인분. 다 먹고 정말 배불렀다. 사진을 보니 저 부드럽던 닭고기의 맛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가격은